416합창단 첫 해외공연
416합창단 산호세공연 단체사진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416 합창단이 5월 10일과 11일, 미국 LA 교민들을 만나러 왔는데요. 5월 10일 금요일 저녁 7시에는 LA 향린 교회에서 간담회를 통해, 11일 토요일 오후 4시에는 예수마을 교회에서 합창단 공연을 통해 LA 교민들과 함께 아픔과 위로를 나누며 공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 생존자 가족과 일반 시민들이 함께 모여 노래하는 4.16 합창단은 2014년 12월 20일 창단했는데요. 2015년 8월 세월호 500일 광화문 추모 합창제를 시작으로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가고 있으며, 소외나 차별 불의한 일을 당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먼저 찾아가 함께하기도 합니다.

4.16 합창단의 이번 LA 공연은 창단 이래 첫 해외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뜻깊은 행사였는데요. 이번 해외 공연은 미국 서부의 LA와 산호세, 동부의 뉴욕을 거쳐 캐나다 토론토를 순회하는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처음 해외 공연을 준비하면서 ‘과연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끊임없이 밀려 들어오는 정성과 도움과 힘과 기도와 응원과 지지와 격려를 경험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아주 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뜻을 가슴 가득 품고 정성껏 준비하여 날아온 4.16 합창단원들의 LA 간담회와 공연은 이러한 감동을 고스란히 함께 나눈 시간이었습니다.

간담회는 4.16 합창단 단장 최순화 (창현 엄마)씨의 다음과 같은 인사말로 시작되었는데요.

“수많은 도움을 통해 미국까지 올 수 있었던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저는 우리 아이들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남겨준 숙제를 풀어야 하기에… 다른 세상에 살지만, 마음이 모아지고 그 어떤 흐름들이 모아져 여기까지 왔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서로 깊은 공감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어서 지휘자님과 단원들의 인사로 시작된 간담회는  때론 무겁고 엄숙하게, 때로는 노래처럼 아름답게 서로의 마음을 울려 울음바다가 되고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지휘를 맡고 있는 박미리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길게 싸워나갈 때 분명 노래의 힘이 있다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시찬이 아버지 박요섭 씨는 처음에 합창단 제안을 받았을 때 지금 노래할 정신이 어디 있냐며 미친 거 아니냐고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싸움이 긴 싸움이 될 수밖에 없고 그 긴 싸움을 계속 해나가려면 노래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참사의 트라우마 속에 고통스러운 날들을 겨우 버티며 살아가는 생존 학생 어머니 신경희 씨의 진솔한 얘기는 떠난 이들과 남은 이들 모두가 참사의 희생자일 수 있다는 깨달음과 함께 왜 우리가 연대하고 함께 싸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소중한 고백이었습니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동해 오면서 5.18 희생자 유족들, 용산참사 희생자들, KTX 해고 노동자들, 메탄올 실명 노동자들,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 김용균 씨 유가족, 파인텍 굴뚝 농성 노동자들과 같이 사회적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의 현장을 찾아 노래로 연대해 온 이야기도 나누었는데요. 차웅이 어머니 김연실 씨는 굴뚝 농성 지지 방문과 공연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느꼈던 소감을 나누면서, 이렇게 추운 날 차가운 굴뚝 위에 두 분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있어서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드렸다면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다른 아픔의 현장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참석자들은 정권이 바뀌고 나서도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기대한 만큼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낙담하기 쉽지만, 조금씩이나마 달라지고 변화되는 모습도 보인다며, 진실이 밝혀지는 날이 반드시 올 거라는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해나가자고 말했습니다.

 간담회를 마치고 일어나려는 순간, 함께 마음을 나눈 참석자들에게 4.16 합창단이 소중한 자리에서 마음의 감동을 전하기 위해 부르는 노래 한 곡을 깜짝 선물했는데요. 합창단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와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모두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간담회 후에 문지성 어머니 안영미 씨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함께하는 해외 동포들에게 드리는 당부의 말씀을 JNC TV를 통해 전했습니다.

다음 날 11일 토요일, 오후 4시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합창단 단원들은 일찍부터 예수마을 교회에 모여 리허설을 가졌는데요. 합창단의 공연을 돕기 위해 모인 자원봉사자들도 공연 장소를 아름답게 꾸미고 음향 등 기술적인 부분을 점검하기 위해 미리 와서 준비를 했습니다.

흰 셔츠에 노란 스카프를 맨 단원들이 한 분 한 분 무대를 채우고, 지휘자의 손짓과 함께 드디어 해외 첫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노란빛으로 가득 찬 공간에서 4.16 합창단의 노래가 울려 퍼졌습니다. 오랜 기다림과 준비 끝에 서로의 마음이 만나 하나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움과 사랑을 노래하며, 함께 만들어갈 새 세상을 노래했습니다.

공연 중간 중간에 단원들 중 한 분이 대표로 나와 마음을 전하는 시간도 있었는데요. 김성현 어머니 한경숙 씨는 이 공연이 서로에게 위로와 공감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주고 함께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유예은 어머니 박은희 씨의 마음 나눔은 조금 긴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공연 중에 특별히 감동적인 장면도 있었는데요. ‘약속해’라는 곡을 부르면서 단원들이 하나둘 준비한 현수막을 펼치기 시작하여 노래가 끝날 무렵 모든 단원들이 현수막을 펼치고 마지막으로 지휘자가 현수막을 펼쳐 들자, 무대는 ‘반드시 진상규명’ ‘끝까지 책임자 처벌’ ‘여러분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우리 모두는 세월호의 증인입니다’라는 구호로 가득 찼습니다.

마지막 곡 ‘손을 잡아야 해’가 끝나자 큰 감동의 기립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앙코르 곡을 한 곡 더 부른 후에도 끊이지 않은 박수에 마지막 앙코르 곡을 하나 더 부른 후에야 또다시 기립박수로 공연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 언제나 늘 함께하겠다는 약속,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자가 처벌받는 그 날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함께하겠다는 약속의 표현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참석자들과 합창단원들은 서로를 끌어안아 포갠 가슴으로, 서로 눈을 맞추며 꼭 맞잡은 손으로, 먼바다를 건너 노래 안에 담아온 세월호 가족들의 마음을 함께 나눴습니다. 이후 참석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눈 합창단은 다음 날 있을 산호세 공연을 위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북가주로 출발했습니다. LA에서 만난 따뜻한 환대에 고마운 마음을 담아 몇 분의 가족들은 손편지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365일 아프지 않은 날이 없겠지만, 5월 이맘때가 되면 세월호 엄마 아빠들은 가장 힘들고 아픈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하나둘 올라오는 아이들의 사체를 두 눈으로 확인해야 했던 때이고, 자식 잃은 어버이날을 보내야 하는 슬픔에 몸이 저절로 반응하여 홍역을 치르는 때입니다.

산호세에 도착한 4.16 합창단은 다음 날 5월 12일 어머니 날(Mother’s Day) 저녁 6시, 산호세 웨스트민스터 장로 교회(Westminster Presbyterian Church)에서 약 150명의 한인이 참석한 가운데 두 번째 공연을 펼쳤습니다. 해외 공연 두 번째 일정인 산호세 공연은 ‘샌프란시스코 공감’이 공연 준비와 합창단 일정을 도왔습니다.

공연에 앞서, 여섯 명의 한인 2세 중고등 학생들로 구성된 무용단이 한복을 입고 ‘아리랑’ 노래와 함께 특별 무용 공연을 선보였는데요. 4.16 합창단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은 함께 울고, 함께 마음의 손을 잡으며 응원과 힐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행사 말미에는 학생들이 세월호 합창단 어머니 아버지들께 카네이션을 전달해 감동을 더했으며, 마지막으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노래를 모두 함께 부르며 공연을 마무리했습니다.

단원고 2학년 6반 김동영 어머니 이선자 씨는 행사를 주관한 ‘샌프란시스코 공감’에 감사를 표시하며, ‘세월호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 사회 건설’을 이루는 날까지 끝까지 힘 잃지 않고 싸워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365일 아프지 않은 날이 없겠지만, 5월 이맘때가 되면 세월호 엄마 아빠들은 가장 힘들고 아픈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하나둘 올라오는 아이들의 사체를 두 눈으로 확인해야 했던 때이고, 자식 잃은 어버이날을 보내야 하는 슬픔에 몸이 저절로 반응하여 홍역을 치르는 때입니다. 먼 길을 날아와 아직 시차 적응도 안 된 지친 몸을 이끌고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강행군을 이겨내며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기에, 그리고 듣고 있기에 끝까지 견디며 노래하고 싸워나갈 이유와 힘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LA와 샌프란시스코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쉬지 않고 세월호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동지들이 있기에, 지금까지 길을 만들며 함께 걸어올 수 있었고, 앞으로 걸어갈 길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LA 간담회를 마친 후 4.16 합창단은 다음과 같은 소감을 함께 공유했는데요.

“우리 아이들은 돌아올 수는 없지만, 세월호의 진실이 낱낱이 밝혀져 책임자가 응당의 처벌을 받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날,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고 모든 생명이 존중 받는 그날을 위해 어떤 이는 목소리를 내고 피켓팅을 하고 서명을 받고 사진을 찍고 기록을 합니다. 저희는 함께 부르는 합창의 힘으로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한국전쟁 정전 66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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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담하게 오늘의 상황을 만들어 내고 통 큰 합의에 동의한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는 주도적으로 우리 민족의 운명을 결정해 나가되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저는 서로에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해 수시로 논의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결코 뒤돌아 가지않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대한민국, 2018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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